요즘 커리어 고민, 생각, 인생 계획 정리
퇴사 이후 두 달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난 뭘 했고 뭘 할까?
Table of contents
이전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나는 5월 중순에 서핏팀을 퇴사했다.
포켓서베이 2년 2개월, 서핏 1년 1개월 도합 3년 3개월의 프론트엔드 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나는 요즘, 직업 개발자에 대한 어떠한 갈림길에 서있는 기분이다. [[내가 되고싶은 개발자]]
퇴사를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져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내가 그려나가고 싶은 인생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퇴사를 하고 프리랜서로 돈을 벌고 싶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프리랜서? 별거있나?]]
올해 초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통계⋅데이터 과학과에 입학했다. 첫 학기가 지났는데 결과는 어떨까? [[방통대생 통계학도 조웅연]]
해외여행을 너무나 가고 싶어서 8월 6일에 호주에 간다! [[호주는 지금 한겨울]]
- 여행 일정 때문에 프론트 빌리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다. 글또 활동들 중에 제일 기대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 너무나 아쉽다.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에 합격했다. 갑자기 이건 왜 하는걸까? [[차선책의 차선책]]
2월부터 시작한 글또 활동이 벌써 6개월이 되었다. 작성한 다짐글을 읽고 회고해보자. [[또 글또]]
내가 되고싶은 개발자
비슷한 단계의 두 스타트업에서 3년 3개월동안 비슷한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까 또 다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는 것이 망설여진다. 개발일이 지루해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좀 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프론트엔드는 어쨋든 클라이언트, 화면에 국한된다는(반대로 생각하면 프론트엔드 개발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생각이 강하게 박혀있는데, 이런 생각은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싶은지 그 이미지를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그려지게 해줬다.
최근에 토스에서 NEXT 개발자 챌린지가 있었다. 나는 여기서 Web Automation(Node.js) 직군을 선택해서 코딩테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이 선택 또한 Web Automation 직군이 보다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할 것 같아서였다. 여담으로, 코딩테스트는 탈락했다. 문제풀이를 열번도 안하고 시험을 봐서 탈락이 눈에 훤했다. 이 이후로 하루에 한 문제씩, 두뇌 트레이닝 한다는 기분으로 풀고있긴 하다.
나는 음악을 찾아서 듣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한국, 미국 음악는 기본이고 대만, 중국, 일본, 재즈, 팝, 락, 힙합, 심지어는 클래식 음악도 즐겨 듣는다. 음악 찾아듣는게 취미라 추천 기능이 잘 되어있는 Spotify를 애용하는데,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나의 기나길 개발자 인생에 Spotify가 있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한 커리어 패스를 조금씩 그려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Client C++ Developer로 입사하는 그림이다.
음악 도메인으로 한국에 있는 회사들을 조금씩 탐색하다가 Pozalabs라는 회사를 발견했다. AI와 작곡을 이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인 것 같은데 너무 흥미로웠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듣기 좋았다. 마침 여기서 오디오 렌더링 엔진을 C++로 만드는 개발자를 구인중인 것을 확인했는데, 준비를 잘 해본다면 이곳에서 C++ 개발자로 새로운, 범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깊게 파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좀 더 미래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려고 한다. 이것을 위해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다! 연초에 글또 8기를 막 시작할 때는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DataCamp 수업을 열심히 들었는데, 통계학, 데이터 과학 쪽으로 깊은 내용을 다루는 것 같진 않아서 학위도 딸 겸 방통대 통계⋅데이터 과학과에 입학했다. 이것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방통대생 통계학도 조웅연]] 에서 다루겠다.
정리하자면, 요즘 두가지 내 모습을 목표하면서 살고있다.
C++ 개발자로 일하는 나
데이터 과학자로 일하는 나 (조금 더 미래)
프리랜서? 별거있나?
서핏에서 퇴사하기 이전부터 조금 더 자유롭게(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이) 돈을 벌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5월에 퇴사하고 약 1달반 정도 위시켓, 크몽같은 플랫폼으로 프론트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해보려고 했지만 3년 3개월 경력으로는 좀 힘들었는지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그렇게 수입없이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었는데,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버지의 지인분이 저에게 일을 주시겠다고 했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로 프리랜싱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하고 지인분 사무실로 갔는데 이게 무슨, 프론트 업무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 업무였다. 조금 더 자세히는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상가들의 공간정보, 입찰가, 낙찰가 등 다양한 데이터를 일일히 찾아서 엑셀 파일로 만드는 일이였다. 듣자마자 이 일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여서 내키진 않았다. 그래도 돈은 벌어야하니까 일을 하기로 했고, 시작한지 한달이 다 되었다. 전체 150건 중에 30여건을 남겨두고 있는데, 지인분이 마무리 되는대로 다른 프로젝트를 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또 별로 내키진 않았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들었다.
이런식으로 일을 계속 따내면 그게 프리랜서지 프리랜서가 별건가? 시간적 공간적 제약없이 돈을 벌 수 있느니 그걸로 만족이다!
정리하자면, 나는 요즘 프론트엔드 개발이 아닌 데이터 정리 업무로 돈을 벌고있다! 언젠가는 내가 하고싶은 일이 찾아올수도, 하고있는 일이 하고싶은 일이 될수도 있으니 찾아오는 기회는 다 잡자.
방통대생 통계학도 조웅연
Spotify의 추천 기능을 사용해 음악을 들으면서 감탄한적이 많다. 그리고 이렇게 감탄할때마다 Spotify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커진다. "방금 내가 감탄한것처럼 나도 사람들이 감탄하는 무언가를 만들고싶다!" 여기서부터 시작이였다. 나는 보통 뭔가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럽게 그걸 위해서 당장 뭘 할수있지? 로 연결됐었다.
"Spotify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싶어!"
Spotify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면 뭘 할줄 알아야 하는지 찾는다.
- 영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량, 경력이 필요
경력
- 개인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이상, 현업에 도움이 되는 경력은 함부로 쌓을 수가 없음. 아래 두가지를 먼제 챙기자.
영어
- 워홀을 가거나 어학연수 등 현지생활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량
- 우선 관련 공부를 해보자. 가장 접근성이 좋은 방통대에 입학해서 데이터 과학을 배워보자.
대략 이런 사고의 흐름으로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되게 돌발적으로 선택했지만 동기부여는 되게 잘 되고 있다. 첫 학기가 끝난지 2주 정도가 지난 지금 학교생활 회고를 좀 해볼까 한다.
이번 학기는 신입생 첫 학기라 전공과목 2과목, 교양과목 2과목, 원격대학교육의 이해 1과목 총 5과목을 이수하게 되었다. 총 15학점. 전공과목으로는 데이터정보처리, R컴퓨팅이 있었는데 다 재미있었다. 코딩이 익숙하니까 수업 진행하는것은 여유가 있었다. 다만 기말시험 수준을 간과하고 있다가 된통 당했다. R컴퓨팅은 C+를 받았는데 동계 계절학기 때 재수강해서 성적을 올려볼 계획이다. 교양과목으로는 컴퓨터의 이해, 글쓰기를 수강했는데 수업은 되게 지루했었다. 교양 과목이 원래 다 그런건지 재미가 없었는데 기말시험은 교재 한번 보고 외우니까 준수하게 봤다.
새로운 매커니즘으로 학교가 돌아가니까 첫 학기때는 무엇이든지 체감이 잘 안됬다. 과제물을 작성해도 이게 잘 된 과제물인지 아닌지 학교에서 선생님께 곧바로 질문하는 것처럼 되지 않으니까 좀 답답했다. 첫 학기는 뭔가 느슨하게 따라만 가는 느낌으로 보냈는데, 두번째 학기는 수강신청부터 쫀쫀하게 잘 챙겨보려고 한다.
4개년 수업 커리큘럼도 좋고, 원격으로 학기를 보낼 수 있는게 좋아서 휴학없이 쭉 다녀볼 생각이다. 만약 데이터쪽이 잘 맞다고 생각된다면, 4년 이후 먼 미래이지만 석사도 해볼 생각이다.
호주는 지금 한겨울
고등학교 졸업하고 해외여행을 너무 가고싶었다. 하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서 일을 시작했고 그게 벌써 4년이 다 되어간다. (2019년 9월부터 일을 시작함) 그간 열심히 모은 탓에 수중에 돈은 좀 있었는데 시간이 없었다. 퇴사를 한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즉흥적으로 호주가는 비행기표를 끊었다. 영어권 나라에 자연을 테마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나라로 필터를 하다보니 호주가 나왔다. 게다가 나는 여름을 너무 싫어하는데, 마침 호주는 한겨울이라서 더 끌렸다. (그래봐야 영상 10도 대)
평소에 국내로 여행을 다닐 때는 계획이라곤 없다. 그 여행지에 있는 내 모습에 대해서 상상하면서 가는 편이다. 예를들어 평창에 간다면 평창의 고지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 모습, 담양에 간다면 죽녹원에서 '봄날은 간다' 노래를 듣는 모습 등등 그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서 그냥 간다. 이번 호주 여행도 숙소는 커녕, 뭘 먹을지, 어디갈지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한가지 상상하고있는 모습은 있다. 울룰루에서 쨍한 톤의 옷을 입고 사진찍는 나다.
호주 여행을 다녀와서 환경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호주 워홀을 해보려고 한다. 영어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 요즘 한살이라도 젊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고 생각을 많이 하고있다.
차선책의 차선책
한동안 책상에 앉아있는게 싫어서 어떤 현장에서 작업복입고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자동차 정비공, 목수, 지게차운전사 등등. "언젠가 개발자를 안하게 된다면 뭐라도 할 줄 알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 생각 덕분에 바로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를 접수하게 되었고 며칠 빡세게 공부해서 필기 합격을 받아놨다.
나는 이런식으로 미래 내 모습에 대해서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게 상상하다가 당장 할 수 있는 게 생각나면 시간을 써서 배워놓고.. 이렇게 차선책의 차선책을 만들어 놓는다면 나이 먹어서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가지를 깊숙하게 파는것도 참 중요하지만, 인생은 길고 크게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깊게 판 일이 하기싫은 일이 될수도 있으니.
또, 글또
글또 6기 이후에 참여한 글또 8기 결과는 어땠을까.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통계⋅데이터 과학과 첫 학기를 잘 보내보자
- 시험은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수업은 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탈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바로 2학기 등록해서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서핏 관련 프로젝트를 컨텐츠로 만들어보자
- 프로젝트 회고 1개, 기술적인 내용 2개로 서핏 관련된 글은 작성했다. 하지만 꾸준하질 못했다. 아무래도 회사 폐업 관련 이슈 때문에 일에 치여 사느라 못쓴게 큰 것 같다.
Data Scientist with Python 트랙을 모두 끝내보자
- 깊이가 없고 흥미가 떨어져서 지속하질 못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으니 DataCamp는 당분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간접경험을 하는 모임을 최대한 많이 참여할 생각이다.
- 2차 커피드백을 진행하지 못했다. 호주 여행 이슈로 프론트 빌리지 반상회도 참여하지 못한다. 내 의지대로 하지 못하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글또 6기보다는 좋은 컨텐츠를 만든 것 같다. 빈도도 늘었다. 글또는 10기까지만 한다고 하는데 9기 쉬고 10기때 복귀하면 어떨까 싶다. 내년 중반기가 될 것 같은데 그때 나의 모습은 또 어떨까?